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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울리나 이야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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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다 한다 (dpebzpdj)
    1. 2,067
    2. 0
    3. 6
    4. 2007-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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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는 에이전시였습니다, 인도네시아 대사관에서 전화가 왔는데, 파울리나가 어젯밤에 대사관으로 찾아왔다고,, 전화가 올 당시 저는 아는 언니들과 파울리나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농담 반, 진담반으로,
" 파울리나가 잡혀서 내돈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언니들에게 크게, 한턱 쏘마, 남은돈 날 위해서 다 써버려야지,"하며 웃고 있던 터라 어찌나 놀랐는지,,
일단 저는 신랑에게 전화를 하고, 경찰과 함께 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도 인도네시아 대사관으로 출발했지요, 차마 혼자가기는 무섭고 해서, 함께 있던 언니와 택시를 타고 갔습니다, 가는 택시 안에서, 제가 그랬지요.
"언니, 걔가 나보고 울텐데, 나도 울면 어쩌지? 그래도 양심은 있나보네, 올거 같았어, 근데 돈은 얼마나 남아있을까? 남은 돈이라도 돌려주면 다 용서해 줄까?" 근데 어째 함께 가는 언니는 아무말이 없네요,
이미 두번이나 메이드를 바꿔본 경험이 있는 언니라 앞으로의 일을 어쩌면 조금 예견했는지도 모르죠,
대사관은 무척 컸습니다,  작은 사무실 정도의 한국대사관과는 다르더군요. 처음에는 대사관이 참,크구나,, 했는데 곧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대사관 안에는 많은 인도네시아 메이드들이 홀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고있었습니다,
저와 언니는 싱가폴에 오는 메이드들이 다 거쳐가는 곳인가보다, 했습니다, 그 밝은 표정들이란,,,
그러다 저보다 앞서 들어간 한 싱가포리언 여자가 메이드를 면회하는걸 보았습니다,
그 메이드도 파울리나처럼 도망을 간 것인지, 메이드는 고개를 숙이고 울고만 있고, 주인은 화가 난채 팔짱을 끼고 있었습니다, 무슨 말인지 메이드의 말을 듣던 그 주인은 화를 내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고,
정말 어이없게도, 방금 전까지 울던 그 메이드는 씩~ 웃으며 홀에 앉아있는 동료들한테 어깨를 으쓱~ 하고 들어갑니다,  저건 또 무슨 상황인가,, 넋놓고 있는데, 저쪽에서 파울리나가 보입니다,
새바지에, 새 티에, 새 가디건,굽이있는 슬리퍼까지,,
분명히 파울리나도 나를 보았는데 직원에게 누가 왔느냐고 묻습니다,
....
전 잘못한게 없는데, 다리가 후들거리고 무섭습니다, 금방 온다던 신랑과 경찰은 계속 안오고,,,
어쨌든 우리는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대사관 직원과, 파울리나, 에이전시 직원과 나, 함께 간 언니,,
" 아임 쏘리, 맴."
저는 다짜고짜 돈부터 물었습니다, "돈은? 돈은 어딨어?"
그러자 파울리나, 무슨 돈이냐고 되묻습니다,
"너 내돈 가져갔잖아, 다 썼어?"
"저는 여권만 가져갔는데요?"
이럴수가,, 이건 예상하지 못한 대답입니다, 함께 갔던언니, 그제서야, 이럴줄 알았다며 저보다 더 기가막혀 합니다,
"제가 돈이 있다면 여길 왜 왔겠어요?"
...정말 어이가 없다 없다,, 그래서 물었습니다, 그럼 돈도 없이 왜 도망을 갔느냐고, 우리집 일이 힘들지 않다고 한건 너였지 않느냐고,,
그랬더니 친구가 그냥 자꾸 도망 치라고 해서 도망을 쳤는데 어느날 친구가 자기를 두고 도망을 갔답니다, 그래서 무서워서 택시를 타고 대사관으로 왔다고,, 돈이 하나도 없어서 대사관에서 돈을 내주었다고,,

가뜩이나 짦은 영어가 입밖으로 나오지도 못하고, 저는 한국말로 떠들고, 그 한국말을 친한 언니가 영어로 옮기고, 그 영어를 에이전시 직원이 인도네시아 말로 옮기고,,
3개월동안 ,서로 서툰 영어였지만,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었는데, 지금 파울리나와 나는 서로 한마디고 잘 못알아듣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어쨌든,우린이미 경찰에 신고를 한 상태고 곧 경찰이 올꺼라고 이야기를 했지요,
그런데 파울리나는 배째라는 식으로 그러냐,,합니다, 무슨 질문을 하면, 경찰에게 이야기 하겠답니다,
경찰이 온다하면 무서워 할줄 알았는데, 경찰을 무슨 변호사쯤으로 생각합니다,
온다는 신랑과 경찰은 시간이 지나도 오질 않습니다, 한참후, 신랑만 오고 경찰은 따로 오겠다고 했다는에 다시 경찰이 전화해서는, 지금 퇴근시간이니 내일 데리러 오겠답니다,
기가 막힙니다. 신랑은 파울리나가 대사관에서 보호받고 있는 꼴을 보고있지 못하겠다며 당장오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게다가 대사관 직원은 대사관이 문 닫을 시간이라고 재촉을 하고,, 신랑은 경찰이 올때까지 나가지 않겠다며 계속 파울리나와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람이 저렇게 바뀔수도 있냐,, 신랑도 어이가 없는지 나중엔 아예 웃더이다,
핸드폰에 대해 물었습니다, 친구가 줬답니다, 어디서 만난 친구냐, 했더니, 인도네시아에서 알던 친구를 우리딸 유치원에서 만나기로 하고 핸드폰을 건네 받았답니다, 그리고 그 친구와 도망을 갔답니다,
여행 비자로 잠시 온 친구라하니, 아예 처음부터 계획을 하고 핸드폰부터 장만한후 서로 연락을 취하다 여행비자가 만료된 친구는 미리 뜬거겠지요,.
내가 그리 믿었는데,, 그리 믿었는데,, 우리딸 유치원에서 누굴 만나?
12시 반에 유치원에서 돌아오는 딸을 데리러 가는건 한창 볕이 뜨거울때라 메이드에게도 힘든일이었을 겝니다, 그래서 아주 가끔이지만 딸을 주는 것처럼 미리 수박을 잘라놓고 파울리나에게도 두세쪽 건넨적도 있었지요,  그랬는데,,,
그럼, 메이드를 두고도 코앞의 유치원을 비싼 스쿨버스를 태워야 합니까?
아님 믿지 못하니 항상 엄마가 데리러 가야 합니까?

우리딸 이야기를 하다 갑자기 파울리나는 울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우리 딸은 그날 하루 파울리나를 찾더니,언니는 비행기 타고 집에 갔다하니 그런가,,하고 더이상 찾지 않았지요,)
뭐라뭐라 울면서 자기나라말로 말하더군요ㅡ대사관 직원이 통역해주길, 우리딸을 정말 좋아했었다고 보고싶다고 합니다,(이건 정말 같았는데,, )

한참을 경찰과 와라 못간다, 실갱이를 치룬후에 경찰이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정말 어이가 없다,없다, 내 살다 그렇게 어이없는 장면은 처음봤습니다,
파울리나가 경찰을 따라가는데 대사관직원이 그러는것 같았습니다, 니가 훔치지 않았으면 결백을 주장해라," 뭐 그런말,,
그랬더니 파울리나가 양손으로 브이자를 쫙 그리면서 마구 흔드는 겁니다, 이빨까지 훤~히 드러내고 웃으면서,, 지금 상황에서 저런 표정이 어떻게 나올까,,,
저와 함께간 언니는 입을 다물지 못하고 정말 놀랐지요,
여전히 홀에 앉아 TV를 보던 메이드들이 저희보고 일제히 굳바이 랍니다, 소리지르며 경찰과 싸우고 파울리나와 싸우는 저희를 보던 그들은,, 모두 도망나온 메이드들이랍니다,
저 많은 애들이 다 도망나왔냐 했더니, 대사관직원 말하길, 지금 대사관에 머무르고 있는 메이드가 150명이랍니다, 그중엔 돈가지고 도망나온 메이드도 있고 부당해서 도망나온 메이드도 있다고,,
도망나온 메이드들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저렇게 밝은 표정인데,, 터럭만큼의 미안함이나 걱정도 안보이는 저 얼굴들이,,, 생필품까지 제공해주고 저렇게 종일 텔레비전만 보는데,,.
150명중 대부분은 본국으로 돌아가서 다시는 싱가폴에 메이드로 나오지는 못한답니다, 그래도 150명이 처리되면 또 그만큼이 도망나온다 하니,, 사람을 어떻게 믿고 쓸수 있을지,,.

경찰은 파울리나를 차에 태우면서 기분 나쁘다는듯이 내일은 전화하질 말랍니다, 토요일이라고,,
월요일날 전화를 줄테니 저희더러 먼저 전화를 말랍니다,
어쨌든 지금 당장은 우리가 아쉬운 상황이니,이를 갈면서도 그러마 ,, 했습니다,
경찰차에 타는 파울리나를 보고 저는 이제 모든게 다 밝혀지고 파울리나의 사과를 받을수 있을거라 생각했지요,,
하지만, ..


월요일에 전화를 준다는 경찰은 연락이 없었습니다, 우리가 연락을 해보니, 대사관으로 다시 보냈답니다, 일요일이 경찰서 휴일이라,, 뭐, 경찰도 직업이니까 쉴수 있지, 하고 이해를 하려해도, 그래도 범죄 수사중인데 그렇게 대사관에서 편히 지내게 한다는게 이해가 안됩니다,
어쨌든 그날부터 경찰은 일주일에 두어번씩 저희집을 찾아왔습니다,

차라리,, 도망이나 잘 가서 돌아오지나 말지,,
파울리나가 돌아와 다시 조사를 시작하면서 저는 더 귀찮고 힘든일을 겪어야 했습니다,

댓글목록

너구리님의 댓글

너구리 (junmami)

정말 어처구니없고 본국의 대사관에서도 나몰라라하는 경우니
기가 막히셨겠습니다. 어디 겁나서 메이드 쓰겠습니까?
정말 조심하셔야겠군요.

굿모닝님의 댓글

굿모닝 (lym1483)

지금 메이드구할려고 에이전트 찾고있는중인데 겁이나서 포기할까싶기도해요.전 메이드구하면 정말가족처럼 지낼려고 마음의준비도하고있던중인데.........한국에서처럼 인간적인 너무나인간적인면은찾기힘들까요???????????

Jack님의 댓글

Jack (tall71)

한다한다님께 너무 죄송한데요 ^^:; 힘드셨겠지만, 얘기가 참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그 일을 어찌이리 차분하게 이야기하실 수 있는지...
다음 번 이야기와 해피엔딩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

초짜엄마님의 댓글

초짜엄마 (littlepiggy)

굿모닝님... 가족 처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두 메이드 3년 정도 쓰고 있는데 인격적으로 대해 주시되 가족처럼은 하지 마세요. 얼마 안있다 (표현이 좀 그렇지만) 기어 오릅니다. 한국사람이랑 국민성이 많이 틀립니다. 그러니 한국처럼 생각하시고 대하시다가 엇 뒤통수 맞았네 그렇게 됩니다.  제 Agency에서는 한상에서 밥도 먹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당근 주인과 함께 쇼파에 앉지도 못하게 합니다. 첨에는 좀 그렇다 싶었는데 살아보니 그것이 상황에 맞는 것 같습니다.

케빈님의 댓글

케빈 (yeskimc)

예상치못한 일로 많이 당황스럽겠습니다. 글을 읽는동안 저도 사람에대한...생각으로 작은 떨림을 느낍니다. 예수에게도 유다라는 배신자가 있었답니다. 유다는 배신으로  예수의 업적을 더욱 공고히하는 자신의 몫을 했다고 말하는 학자도 있더군요. 파올리나를 용서하라거나, 그러지말라는 말은 아닙니다. 감히 그런말을 할 자격, 없습니다. 단지, 태어난 아이에게 집중해야하지않을까하고요. 그 아이는 '용서'라는 커다란 선물을 덤으로 더 가져왔나봅니다. 몸조리도 잘 하시고, 마음공부도 잘 되시길 바랍니다.

psfg25님의 댓글

psfg25 ()

입싱해서 저 혼자 애 둘을 돌보고 집안일 하는 것이 안타까웠는지 남편도 제게 메이드를 구해주겠다 했었어요....혼자서 힘은 들었지만 다른 나라 사람을 제 집에 들이기가 영 꺼려져서 아직까지 대답을 안했답니다...근데 님의 글을 보니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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