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정부는 2025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0~2%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5월 22일 발표했습니다. 이는 최근 글로벌 무역 긴장이 완화되면서 대외 수요 전망이 ‘약간 개선되었다’는 평가에도 불구한 결정입니다.

 

무역산업부(MTI)는 이날 발표한 분기 경제보고서에서 “최근 몇 주간 긍정적인 발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제 전망은 여전히 높은 불확실성에 둘러싸여 있으며, 위험은 하방으로 기울어 있다”고 밝혔습니다.

 

2025년 1분기 싱가포르 경제는 전년 동기 대비 3.9% 성장해, 지난 4월 발표된 3.8% 잠정 수치보다 소폭 상향되었습니다. 그러나 계절조정 기준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은 -0.6%로, 2024년 4분기의 0.5% 성장에서 위축세로 돌아섰습니다.

 

1분기 성장은 주로 도소매 무역, 제조업, 금융 및 보험업에서 견인되었습니다. 이는 미국의 관세 인상에 앞서 사전 수입을 늘리는 선구매 활동의 영향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반면, 숙박 및 음식·음료 서비스업은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MTI는 이번 성장률 전망 유지 배경에 대해 “1분기 경제 실적과 미국-중국 간 무역 긴장 완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4월 MTI는 미국의 대규모 관세 조치와 이에 따른 미중 간 보복 관세로 인해 2025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3%로 하향 조정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후 미국과 중국이 상호 부과한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고 협상에 들어가기로 합의하면서 긴장이 다소 완화되었습니다. 또한, 중국 정부가 최근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발표하면서 성장 전망이 일부 개선된 것도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MTI는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2025년 나머지 기간 동안 싱가포르의 대외 수요 전망은 4월에 비해 약간 개선되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MTI는 여전히 하방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여기에는 예상보다 큰 글로벌 경기 둔화, 무역 갈등의 재격화로 인한 전면적인 무역전쟁 가능성, 전 세계적인 물가 하락 압력과 경기 침체로 인한 자본 유출 우려 등이 포함됩니다.

 

이러한 요인들은 특히 미국 시장과 글로벌 최종 소비 시장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 등 대외 지향적인 산업의 성장세를 둔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도소매 및 운송·보관업 등 무역 관련 서비스 산업도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금융 및 보험업은 거래 활동이 위축되면서 성장이 제한될 수 있으며, 소매업과 음식·음료 서비스업 등 소비자 중심 산업은 해외 지출 증가와 국내 노동시장 악화 전망으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MTI는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