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생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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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푼수와 성격파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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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식가 (jph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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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4-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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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결혼하기 전만해도 내가 괜찮은 사람인줄 알았었다.   적어도 주변에 늘 같이 있고 싶어 하는 친구가  항상  있고  요즘말로 “쿨” 한 감정으로  친구사이의  사소한  문제를  조절을 해 주어서 인간성이 좋다라기 보다는  합리적인,  이성적인  뭐 그정도의 수식어는 앞에 달고 다니는  인간이였었다.

한마디로 공사를 정확하게 구분할줄 아는 감성과  지성이 있다고나 할까?   아닌것과  그른 것에 대해서는 나의 이해차원을 넘어서서 딱  잘라서 분별할줄 알고  행동할 줄아는 그런 사람 말이다.   암튼 그랬었었다.  - 적어도 내생각에 나는.

근데  내 인간성에 대한 불안을 느끼기 시작한 것은 결혼하면서 부터 이다.
나도 내 감정이 그렇게  조석지변하는 양은냄비 근성이 있는 줄을 한 남자랑  같은 지붕밑에서 살기전엔 몰랐었다.  가끔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지밖에 모르는 꽉 막힌 얌체형이나  보면서 말도 안된다고 짜증을 내며 혀를 차던  기형적인 모습이  바로 내 속에 잠재되어 있음을  슬슬 깨닫기 시작했다.

모든것은  내 행동의 결실이라서 절대 후회도  원망도 질투도  필요없었던 간단명료 했던 내  감정이  결혼해서 별로 나보다 미모나  인격이나 하다 못해 식욕에서도  볼일 없어 보이는 여자(내눈에)가  단지  남자를 잘 만났다는 이유로  나와 무진장 틀린 사회적 위치나  하다못해 사는 장소와 차 까지 틀려질때는  정말 장이 꼬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더 기가 막힌 것은  정말 할일도 없는지  내가  뭔가 트집을 잡으려는  더러운 욕망때문에 자꾸  빨개지는 눈으로 그 여자를 보고 있다는 점이다.  – 나의 그런 모습에  얼마나 실망했는지…

그런것이 어느정도 진정되어서 이제 좀 도를 닦았나 싶었더니  웬걸 애를 가지면서
부터는 이젠 푼수와  성격파탄자의 모습을 남김없이 보여주고 있다.
내눈에 왜 그렇게  우리 애들만 이뻐보이냐는 것이 푼수의 진수다.  중요한 것은 애들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는 것이 아니라  단지  내애만 이뻐보이면서 일방적으로 편을 든다는 것이다.

사실 조금  이해능력이나  학습능력의  진도가  느려서  선생님들에게는 별로 기쁨을 주지 못할것 같은 딸애의 멍청함도   내눈엔  순진한것으로  보이면서 다른 정상적인 애들이 전부  발랑 까졌다고  헐뜯는가 하면,   어린 것이 너무 돈도 밝히고 말대꾸도 통방거리고 해서  남들은 별로 예뻐할것 같지 않은 작은 놈은 어른을  능가할 정도로 똑똑한 것으로 보이면서 자랑을 늘어지니.... 이 앞뒤가 정말 안맞는 푼수짓을 하고 있다.
이렇게 조금만  생각하면 분명한 것이  그 순간에는 왜그렇게 내 자식만 옳다는 아집에서 벗어나지를 못하느냔 말이다.

성격파탄은 애들을 교육을 시키면서 아주 바닥까지 보여주고 있는데  내 애들 앞이지만  돌아서서 생각하면 너무 창피할때가 너무 많다.   교육은 엄마가 애들을 시켜야 되는 것일텐데  내 경우는  애들의 순진함과 나의 대한 절대적인 믿음이 성격상 문제가 있는 나를 교육시키고 있다고나 할까.   항상 문제의 시작은 아주 사소한  가령  신발을 제대로 안놓았다던가,  밥먹는 예절이 안좋다던가  하다못해 다리를 흔든다던가 하는 것을 가지고 잔소리를 늘어 놓다가 보면 내가 내 성질을 못이겨서   아이들을 향해 악을 빡빡 쓰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어떨땐 애들이 어질려 놓은 것을 치우면서  “엄마가  힘들어서 빨리 죽었으면 좋겠지” 하고  억지를 부리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하루는 밥상에서 지금은 기억도 안나는 사소한것을 가지고 밥 먹는 애들 앞에서 잔소리를 늘어놓다가   “ 그렇게 엄마말을 안 들을려면 모두 나가,  말 안듣 놈은 필요 없어” 라는 막말을 하고 있는데,   옆에서 묵묵히 밥을 먹던 신랑은 ‘저 여자가 정신이 있나 없나 ‘ 하는 얼굴로 나를 쳐다 보고  애들은  지금 나가라는 것을 어떻게 해석 해야 할지를 몰라서  내 얼굴과  아빠얼굴을 번갈아 봤다.   아니 이제 국민학교를 들어갈까 말까 하는 애들을 놓고  집을 나가라니.  교육적이 아님은 물론 절대 제정신으로는 할 소리가 아닌 것을   드라마도 아니고 실제 상황에서  딴사람도 아닌  엄마인 바로 내가 하고  있으니….

나는 지금도 엄마가 직접 애들 공부를 가르친다는 사람을 보면 무조건 존경을 한다.   나의 경우는   한 일분정도나  공부할까   나머지는 전부 나의 악씀과 감정오버로  아이들에게는 배운것은 하나도 없이  왜 야단을 맞아야 하는지도 모르고 무진장 엄마의 넘쳐나는 짜증을 받아야 하는 시간이고   나는 나대로 나의 성격 이상함에 스스로 진절머리를 내게 된다.

이제 겨우 국민학교를 들어간 애들을 가진 나로서는  이제 시작인 셈인데 앞으로  이 푼수와 성격파탄적  기질을 가지고 어떻게 엄마 노릇을 해갈지 걱정이다.  남들은 어찌들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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