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생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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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 산천은 의구하되...
  • 화니 (jx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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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4-04-19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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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제가 향수병 환자예요...

제가 가는 어느곳이든 간에 한국과 비교해서 더 낫다는 생각이 드는 곳은 하나도 없었지요.

미국이든, 유럽이든, 제가 맘에 들어서 정말 이곳에 정착하고 싶단 생각이 드는 곳은 하나도 없었거든요.
그냥 고만고만 하고,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고,
어떻게 비교해봐도 한국만한 곳이 없다는 생각을 다지고 또 다지면서,
그러면서도 외국으로 떠날 때면 매우매우 기쁜 마음으로 벅찬 기대를 안고,
그러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마지 못해 떠나는 그런 사람이지요.
그렇다고 어딜 가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은 아니고,
호기심이 많아서 어디든지 자꾸만 가고 싶어하는 성격이라서,
한곳에 정착해서 살고 있노라면,
어디 갈 일이 안생길까 조바심도 나구요...

어릴 때 나를 가장 가까이서 관찰하던 어떤 분이 그랬어요.
어디 가자고 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고...

세상 어딜 가더라도 한국만이 나의 마음 속에 각인이 되어서,
며칠만 지나면 한국에 돌아가고 싶은 생각으로 가득차지요.
그렇다고, 급히 서둘러 한국으로 가지 않으면 무슨 큰일이 나는 것도 아니고,
맘속의 변화도 크지는 않거든요.
아마도 기대감이 큰지라, 그 실망감을 더 크게 가지는 지도 모른답니다.

저는 어느 도시이든 새롭게 방문하면 반드시 스캐닝을 한답니다.
한국의 대부분의 도시들도 그렇게 다녔구요, 해안선을 따라서 전국을 다녀본 날도 많았었지요.
해외에서도 내가 방문하는 도시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걸어서든,
차를 빌려서든,
우선 지도를 들여다 보면서 내가 머물고 있는 곳으로부터 길들을 연구하고, 시계 태엽처럼 조금씩 조금씩 외곽으로 빠져나가면서, 길을 익혀나가지요.

때로는 농장도 방문하기도 하고, 바닷가를 따라서 걷기도 하고, 그러면서 내가 모르던 세상을 조금씩 경험하곤 하지요.

그렇다고, 저는 전혀 생판 모르는 미지의 원주민들이 살고 있는 그런 곳까지 달려가는 탐험가의 열정을 갖고 있지는 않지요.  하나뿐인 목숨, 어떻게 해서라도 잘 유지하고 싶어서 말이죠...

누군가의 말이 떠오르네요.
누구든지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단, 신발은 신고...
자연으로 돌아가더라도, 내가 갖고 온 차가 눈에 보이는, 언제라도 그 차를 타고 온 곳으로 돌아갈 수 있는 그런 선에서의 방문을 좋아하지요.

님께서 마라톤을 잘하신다니,,,

사실 이곳에서 대회에 나갈 엄두는 못내 보지만, 그냥 11키로 호숫가 열대림의 숲속을 달리는 편안한 코스는 있지요.  싱가폴에 오시면 꼭 한번 달려보세요. 아니 저랑 함께 달려보도록 하지요.
날씨는 덥지만, 대부분의 코스가 그늘이라서, 달리기에 너무너무 좋지요.  간혹 원숭이들이 나와서 응원도 해주구요, 물가에는 금잉어들이 화들짝 놀라서 물방울을 튀기면서 숨기도 하구요.

어린 시절에 제가 가장 가 보고 싶어 했던 곳이 스위스의 알프스산이었지요...
근데, 근데, 요들송보다 더 아름다운 산, 맑은 물이 아닌 화강암/석회석이 뿌옇게 묻어나는 침엽수림으로 덮힌 산을 보면서, 나의 환상이 깨어지고, 그 뒤로는 세상 어딜 가든 한국만한 곳이 없다는 나름대로의 선입관을 지니고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지요.

이제 기회가 된다면 중국의 계림으로 한번 가볼까 하는데, 내 친한 친구 하나가 그렇게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였었기에,,,

제가 한국 가면 정말 눈코뜰새없이 바빠요...
스쿼시 치는 시간 외에는 정말 틈이 없지요.
그래서 친구들도 한꺼번에 무리를 만들어 만나곤 하지요.
1:1이 아닌, 수십명의 친구들과 함께 만나는 자리를...

지난주말에도 시간을 너무너무 못만들다가,
겨우 자정이 되어서야 여의도 벚꽃 구경을 갈 수 있었거든요...
혹, 스쿼시를 치실 줄 알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면서 조만간에 한번 연락을 취해 보도록 하지요...

제가 어제 밤 늦게 이곳에 도착해서요, 지금은 싱가폴에 있네요.
님의 연락처로 이곳에서 번호를 돌렸더니, 연결이 안되네요.
일반 연락 번호는 없으신지요.

제 연락처는 싱가폴 9181-2898  한국은 011-9947-8480,

저는 좀처럼 휴대폰을 꺼놓지 않는 성격이라서, 둘중 하난 필히 연락될 겁니다.
연락이 하루 이상 안된다면, 세상을 등지고 어디론가 미지의 세상을 향하여 떠난 것이겠죠?
그런 경우 3일 이내에 연락이 닿을거구요.

저는 40대 초반의 미혼 남...

>화니님.서울과 싱가포르를 자주 왕래하시는것 같은데 연락하여 식사라도
>한번 하고 싶습니다.
>서울에 계실때 연락 한번 주세요.
>식사가 아니면 소주라도 한잔하고 싶군요.
>
>싱가폴에 대하여 궁금한것도 많고
>나도 조만간에 싱가폴에 한번 가려고하는데 자문도 구하고 싶고
>저는 화니님을 모릅니다.
>여자인지 남자인지도 모르고 연령대도 모른답니다.
>
>제가 연배인것 같은데 식사 대접이며 술은 내가 한잔 살테니 언제 한국에
>계실때 연락한번 주십시오
>그런데 한가지 여쭤보고 싶은게 있는데 싱가폴에 가면 그렇게 외롭고 한국으로
>오고 싶나요.
>
>한국에 사계절이 그렇게 좋은가요
>제 연락처는 080-022-0056(수신자 부담) 실장님 찾으시면 됩니다.
>                                                                                                  車仁表
>
>
>
>
>
>
>>여의도 벚꽃은 그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피어나네요.
>>매년 4월초순의 밤과 낮, 윤중로 전체를 사람들로 가득 채우고,
>>올해는 영등포 사진 작가 초대전까지 겹쳐져서 국회의사당 뒷길은 너무나 흥청이고 있었지요.
>>바람 한점없는 여의도,
>>해마다 이맘때면 황사를 동반한 바람이 이곳의 벚꽃을 흔들면,
>>마치 눈이 내리듯이 쏟아져 내리는 그 아름다움에, 아스팔트 바닥이나 보도위까지 온통 환해지곤 했었지요.
>>비라도 내리면, 순식간에 꽃잎들이 떨어져내리고,
>>앙상해진 가지위,
>>꽃잎들이 자리하던 그 자리엔 어느새 파릇파릇 새순이 돋아나고, 버찌들이 앙증맞게 작은 몸들을 보여주고 있답니다.
>>두어달이 지나면 앙증맞던 그 모습이 거무스름할 만큼 붉게 물들어서 사람들의 입속에 새콤한 맛을 느끼게 해주고, 보기만 해도 침이 솟아나게 만들지요.
>>
>>밤에도 가로등 불빛에 환하게 비치는 그 모습에 함께 걷는 사람들의 모습들을 보고만 있어도 마음은 한없이 울렁이네요.
>>
>>먼먼 남쪽 작은 도시에서 맞은 선거 바람은 너무나도 황량했었지요.
>>그 힘든 선거 유세 기간이 지나고,
>>그나마 지지하던 이의 승리를 뒤로하면서 원주를 거쳐 강남, 그리고 김포까지 내달았지요.
>>
>>복사꽃 향기 속에서,
>>복사꽃 눈이 되어 내리는 그 강가에서
>>맞이하는 도화원의 풍경 만큼이나
>>아름다운 경치랍니다.
>>
>>매화꽃이랑...
>>복사꽃,
>>배꽃,
>>살구꽃,
>>개나리꽃,
>>온갖 꽃들이 시세워 피어나는
>>산과 들은
>>
>>도시에 찌들린 마음들을 포근한 휴식속으로 데리고 가지요.
>>겨우내 움추렸다가,
>>점심 식사후의 가벼운 운동,
>>그리고 자리에 앉으면 어김없이 노곤하게 밀려드는 졸음,
>>
>>나는 그 속에서 언제까지나 머물고 싶단 소망을 말하지만...
>>아아, 어김없이 나를 떠미는 사람들의 시선을 뒤로하며,
>>다시 한번 한반도를 등지고 적도의 이글거리는 태양을 향해 날아가야 한답니다.
>>방랑의 세월이 끝나는 그날이 빨리 오기를 기원하면서...
>>
>>문득 보고 싶은 친구에게 전활 했더니,
>>일본에서 전활 받더군요.
>>
>>난 일요일날 떠나는 데,
>>그앤 월요일날 돌아오겠다나요...
>>
>>조금은 삭막한 느낌으로
>>한국에서 오랜만에 맞는 주말이 되려나 봅니다.
>>
>>싱가폴을 떠날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 날이 되기를 바라왔었는데...
>>아무리 발버둥쳐도 다시 돌아가야하는 싱가폴,
>>
>>싱가폴의 가을은 언제나 오려는지,
>>싱가폴에 봄날이 오긴 할텐가?
>>정말 지축이 뒤바뀌지 않으면 이뤄지지 못할 소망이지만,
>>난 언제까지 그런 희망을 얘기하면서 살아야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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