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생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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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직도 난 널 사랑하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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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니 (jx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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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4-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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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널 만난지도 어느새 일년이란 세월이 훌쩍 넘고 말았구나.

내가 널 이렇게 꿈속에서도 못잊으면서,
어찌보면 지난 일년 남짓의 모든 시간들이 너에 대한 생각만으로 가득차 있었고,
나의 모든 생활 리듬은 너와의 만남에 맞춰서 진행이 되어 왔었던 것도 사실이었지.
난, 너와의 만남을 좀 더 편하게 하기 위해서, 그때그때마다 이사를 옮겨 다녔었고, 그러다보니 일년 사이에 벌써 5번째 이사를 다니고 있는 것이 아니었던가?

물론 모든 게 너와의 만남만을 위한 이동은 아니었음을 나의 작은 양심이 인정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최근의 이사는 겉으로는 너에 대한 나의 사랑만이 나를 이렇게 먼곳까지 이동하게 만들었다고 하긴 했었지만, 실제로 내 맘속에는 너 아닌 다른 내 사랑의 대상이 떠오르고 있음을 너도 약간씩은 느끼고는 있었을 거야....

그런데, 나로서는 너에 대한 사랑이 조금이라도 식었거나, 변화가 왔다고 의심받을만한 행동은 추호도 한 일이 없었고, 실제로 나의 마음 속에도 너에 대한 나의 사랑이 변화가 있다고 여겨지지는 않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마음 속이 이렇게 혼란스러운 것은 뭣때문일까?

내가 너한테 표현은 다 못했었지만, 무엇인가 숨기고 있는 나의 내면 속의 어떤 흐름이 존재하고 있는 것일까?  아뭏든, 나는 너와의 만남이 너무 제한적이라는 것에 조금은 실망을 느끼고 있는 것은 사실이야.

내가 정말 널 보고 싶을 때, 너는 거의 대부분 내곁에 없고, 그래서 내가 선택한 다른 방안이 나를 만족시켜줄 수 있는, 나의 갈증을 채워줄 수 있는 또다른 대상을 선정하게 된 것이고...  물론 그 새로운 대상이 나의 모든 외로움을 달래줄 수는 없다고 나는 인정해...
그렇지만, 최소한 내가 원한다면 밤세워서 함께 해줄 수 있는 그런 대상이 내겐 필요하기 때문에,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할까?

그래도, 그러면서도 난 아직 널 사랑하는 마음은 하나도 변화가 없다는 점을 얘기하고 싶다고...

싱가폴에 와서 너를 만나게 된 것은 정말 나에겐 크나큰 행운이었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 현재까지도 그 마음은 한점 변화가 없음을 다시 얘기하고 싶어.
내가 혹, 최근에 너에게 서먹서먹해 하는 모습을 보였었다면, 그건 그냥, 내가 잠시나마, 아니 너를 더 사랑하기 위해서 바람을 쐬고 있는 것이라고 이해를 해 주렴...

내가 바람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너도 잘 알고 있잖아...
난, 어릴 적부터 쏜살같이 달리고, 무엇인가 열정적으로 나 자신을 쏟아붓고, 그런 삶을 살고 싶었었지만, 아무도 내가 하고자 하는 일들을 도와주지 않았었어, 결국, 나는 내 주변 사람들이 그물처럼 엮어놓은 삶의 굴레속에서 답답하기만 한 어린 시절을 보냈었고....

자전거가 그나마 중고등학교 시절에 나의 위안이었었지...
학교를 오가면서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그 맛....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도, 아무리 비가 많이 내리더라도, 눈이 아무리 깊이 쌓여 있더라도, 난 자전거로 질주하는 삶을 너무너무 좋아했었지.

그러다가, 회사 생활을 하면서는 조금 여유롭게, 아니 그 당시만 해도 다들 꿈에 그리던 고급 승용차를 탈 수 있는 그런 시절이 있었고....  난 고급 승용차면 내 인생이 어느 정도 단계까지는 더이상 필요한 게 없을 것이라고 믿었었고, 그냥 나중에 여유가 되면, 세스나 자가용 비행기, 아니면, 그냥 조립식 글라이더라도 탈 수 있게 되기를 바랐었던 것인데...

어느날, 프랑스, 이태리, 등 유럽을 날아다니던 내 삶의 한 구석에 거대한 소용돌이 구름이 몰아치고, 나의 삶은 마치 한점 깃털과도 같이 흔적없이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사라져 버리고 말았지.  그후, 다시 시작되는 내 삶의 한 부분에 음식 배달용 오토바이가 주어졌었고, 새로운 삶에 대한 경이감, 아니, 세상을 창조하신 그 분에 대한 경외하는 마음을 가득 지닌 가운데서, 나는 오토바이로 삶을 다시 시작하고 있었지...

청룡 쇼바, 효성 엑시브, 아마, 오토바이와 폭주족에 대해 조금 아는 친구들은 아마도 귀에 익은 단어들일거야...
당시 폭주족들이 한창 신문 지상이나 TV에 보도되고 있었던 그 시절에 나도 마포와 한강대교 주변을 폭주족들 틈에서 서성이고 있었지.
낮에는 시티100을 타고, 중국집 배달, 11시쯤이면...  새단장을 하고...

돌이켜보면, 이제는 다시 돌아오지 못할 옛이야기들인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이곳 싱가폴에서 가장 적합한 교통 수단 가운데 하나를 꼽으라면,

오토바이이기에...  지난 2월부터 무진장 많은 노력을 쏟아부어, 5개월 만이라는 거의 경이적인 기록으로, 오토바이 면허도 새로 땄고...

요즘은 오토바이를 보러 다니고 있는데, 내 면허로 탈 수 있는 오토바이는 너무 제한적이라서, 약간의 실망감을 갖고 있지만, 조만간에 오토바이로 싱가폴 고속도록들을 질주할 수 있는 날이 오리란 기대감에 약간은 들떠 있는 것도 사실이긴 하지...

그 사이에, 그러니까 너와의 만남과 오토바이 바로 그 사이에 또 새로 생긴 나의 사랑의 대상이 존재한다는 것이 너에게도 약간은 마음이 걸리기는 하겠지만...

나는 앞에서도 밝혔듯이 결코 너와 멀어지거나, 소원해지기를 원치는 않아.
잠시 내가 좋아하는 바람을 향한 나의 질주를 위한 너와의 간격이라고 이해를 해주기를 바라면서...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모든 행동들이 너에게는 약간의 아픔으로 남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내가 너에게 보여준 그간의 정성들과, 그에 비해서 네가 나에게 대해서 보여주었던 냉정한 모습들, 그로 인해 내가 느꼈었던 서운함들 그런 것들로 충분히 서로 상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해.

사실 이런 것까지 얘기하고 싶진 않았었는데, 그래도 말이 나왔으니까 말인데, 내가 널 처음 사랑하기 시작했을 때, 네가 내게 보여준 많은 냉소적인 시간들, 난, 지금도 늦은 밤까지 널 기다리며 구애를 퍼붓던, 그러면서도 너의 냉정함에 가슴아파하던 시간들, 나도 많은 아픔을 느꼈었던 것은 사실이다.  물론, 너에게 그런 부분들에 대한 일말의 책임이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실제로 네가 어찌할 수 있는 부분은 전혀 없었다고 나는 믿는다.  
어찌보면 너를 좋아하는 사람들에 대한 나의 단편적인 질투심이라고 여겨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너를 사랑하기 위한 조건으로 내가 감수했어야 하는 아픔들은 그당시에는 그냥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렸었지만, 지금 다시 그런 과정을 겪어야 한다면, 나는 분명히 단념하거나 다른 조건들을 제시하게 될거야.  정말, 긴긴 시간들을 아픔과 좌절 속에서 지내고서야, 너와의 만남이 어느 정도 자리 잡게 된다고 느껴지는 이 순간,,,

나는 어찌된 영문인지도 모르고, 새롭게 너에게 약간의 거리감을 두고, 또다른 만남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는 게 어찌보면 서글픈 마음도 드는 게 사실이다.

내가 항상 사랑에 관해서 얘기할 때, 들던 비유,
사람과 사람간의 만남에는 반드시 사랑이라는 게 있기 마련이지요.  근데, 그 사랑은 수도 없이 많기는 하지만, 금이 가지 않은 사랑은 꼭 하나밖에 가질 수 없어요.  인간이 두개의 금이 가지 않은 사랑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 둘중 하나에는 반드시 큰 금이 생기게 되지요.  누가 봐도 눈에 띌 수밖에 없는 큰 흠집 말예요.  마치 도공이 도자기를 빚듯이, 수많은 도자기 가운데, 최고의 것은 하나만 간직하게 되지요.  정말 고귀한 사랑은 정말 꼭 만나야 될 사람들이 만나서, 한번도 금이 가지 않게 평생을 잘 지켜가는 그런 사랑이라고...

요즘, 그나마, 내가 너와의 만남에 목숨을 걸 만큼 큰 비중을 두지 않았었기에 망정이지, 만일 이것이 정말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사랑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면, 난 정말 영원히 새로운 사랑은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다네.

아아, 도대체 사랑이란 게 뭔지, 너를 통하여 나는 나에게 얼마나 깊은 열정이 숨겨져 있는 것인가를 알게 되었고, 나는 그 숨 헐떡거리는, 거의 질식의 순간까지도 너를 잃지 않으려는 절대적인 욕망으로, 너를 대하고 있음을 보면서, 나는 너의 존재가치를 또한번 더 평가를 하곤 했었는데,

아직도 그 마음 하나도 변치 않았음을 느끼면서,
사람들에게, 내가 널 더 사랑하기 위해서,
새로운 사랑의 대상을 찾아냈다고 얘기하는 것은 너무나 큰 위선인가?

오늘밤, 어제처럼 환한 보름달이 뜨면,
달님에게 내 사연들을 고백해볼께...

그럼, 이만...

아참, 이글에 대한 전편을 보시려면,

http://www.hankookchon.com/bbs/zboard.php?id=life&page=5&sn1=&divpage=1&sn=on&ss=on&sc=on&keyword=화니&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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