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생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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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식가 (jph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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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5-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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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 살면서 가장 어렵고 싫을때가 언제냐 하면 우습게도  연말과 연초이다.    

특히 크리스 마스에는 신나게 같이 놀던  현지 친구들이  설과 구정이 되면 슬금슬금 지 식구들끼리 챙겨서  친척 모임이다,  가족끼리의 re-union dinner 니 하면서 갑자기 무진장 가족적인척 하면

어린시절  골목길에서 잘 놀던 애들이  으스름한 저녁무렵에 엄마들과 같이 들어가고 혼자 남았을때 같이 괜히 눈물이 나오도록  서러운 그 황양함과 쓸쓸함.  이제는 다 큰 성인임에도 눈물이 날것 같이  더운 싱가폴에서도 괜히 몸을 으슬으슬 추워지는 데 이것이 외로움이다.

이제는 졸망졸망한 애 둘에 일하는 엄마가,  옆에서 매일 같이 자는 신랑도 있는 여자가 외롭다고 하면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는 여자이거나  혹시,  신랑이???? 라던지.  무슨 가정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을 일으킬까봐 조용히 있어야 하는 가정을 가진 사람이지만  나는 아직도  아니 더욱 더 외롭다.

이 외로움은 내 가슴속에 어릴땐 10원짜리 동전만큼 자리를 차지 하더니 나이가 들수록,  사는 것이 더 복잡해 질수록,  아니  의무가 더 많아 질수록,  할일이 많으면 많을수록 순간적으로 잊을수는 있지만 없어지지 않고  흰버짐처럼 더 더욱 커진다.  

애들을 도닥거려 재우고 늦게 오는 신랑을 기다리고 누워있는 늦은 밤에는  아무것도 도배가 안된 싱가폴 천장만큼의 크기로 다가온다.

복잡하고 어려운 날을 보내고 집으로 들어가는 날 올려다 보는 텅 빈 하늘만큼

배고픈것을 못 느낄정도로 바쁘게 쫒기다가 휑한 눈으로 뭐 먹을것 없나 하고 두리번 거리는 때는  텅빈 위장만큼의 무게로 가슴주변에서 촐랑거린다.

이 외로움은 신랑앞에서 악을 쓰며 “너는 안 외롭니,  나는 외로워 죽겠다” 라고 통곡을 해도 가슴에서 꼼짝도 안 하다가  깊은 잠에 들어 있는 꿈속에 까지 들어와서  남 다 잠든 밤을 하얗게 지새우게 한다.

누구나 외롭겠지만 그리고 외로움이 인생에 단짝 친구겠지만 특히 외국에서 나랑 틀린 말과 문화를 가진 사람들과 같이 살때는 자기 판을 만났것 처럼 활개를 친다.

당신은  외로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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