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생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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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눈깨비라도 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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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후 (karchizor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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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7-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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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비가 내린다, 오늘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듯

"여긴 시도 때도 없이 비가 내려" 한국 친구에게 편지를 썼더니
"정말 운치있고 좋겠다, 비 내리는 창가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면 얼마나 좋겠냐" 고 한다
"그래,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네가 와서 한 번 살아봐라"
창문조차 못 열고 습도만 높아가는 텁텁한 실내 공기
그렇다고 에어컨 틀면 추워서 덜덜덜~~
오죽하면 여름나라에서 감기가 걸릴까.

억수로 쏟아지는 비에 바람까지 세차게 불어
빗방울이 흩어져 떨어질 때는 마치 눈이 내리는 것 같다
진눈깨비 같은 허물어진 눈, 꼭 그렇게 보였다
고국에 첫눈이 내리고 요즘 눈이 자주 내린다는 겨울 소식을 듣고 ,
눈이 보고 싶어 이젠 환각에 시달린다

4월에는 온갖 봄꽃 소식에 슬퍼지더니
11월엔 단풍든 가을 산이
12월엔 함박눈이 내리는 공원, 아아 사방천지 눈꽃들
이러다 정말 향수병에 걸려 제 명 대로 못 살 것 같다

감기에 몸살로 끙끙 앓으면서도
창 밖을 자꾸만 쳐다보게 된다
혹시 눈이 내리나 싶어, 그 진눈깨비라도 내리나 싶어
행여 나뭇가지에 살짝 눈꽃가루 뿌렸을까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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