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생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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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역시 주책바가진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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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강(서생) (h12k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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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14-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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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역시 주책바가진가 봅니다.

아내 자랑이나 늘어놓는 이른바 팔불출 말입니다.

잠 못 이루는 한밤이면 속절없이 지나간 나날들이 그야말로 주마등처럼 스칩니다.

따뜻했던 봄날보다 추웠던 겨울날들, 웃음보다는 눈물이 훨씬 더 많았던 통한의 젊은 시절이 한스러웠답니다. 그 때마다 아내는 나의 든든한 버팀목이었고 희망과 용기의 아이콘이었답니다. 너무도 소중한 이유지요.



일흔 다섯 나이의 내가 아내에게 바칠 수 있는 고마움의 표현은 청순가련했던 그 시절의 아내를 날마다 보면서 감사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여겨서입니다. 그젯밤에도 그래서 ‘한국촌’에 마음 가는대로 졸필을 흘렸고 컴퓨터 바탕화면에 깔려있던 아내의 사진을 찍어 올렸습니다.

나이 들면 의례적으로 각방을 쓰는 늙은이들의 관습(?)따라 나 역시 그렇습니다. 하지만 때때로 다가오는 고독감은 어쩔 수없이 여러 형식의 고백으로 풀어봅니다. 그 날도 그랬습니다. 따라서 훗날 누군가는 지금의 나와 같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고요.



고통사고로 귀국할 수밖에 없었던 아내가 너무도 미안하고 무척이나 그리웠던 2009년의 싱가포르에서의 나는 ‘한국촌’을 통해 나를 달랬습니다. 그 때 그랬던 것처럼 엊그제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정말 ‘주책바가지’였나 봅니다. 많은 분들이 다녀가셨지만 아무도 공감하지 않아보였기에 그렇습니다. 속이 좁다고요?

머쓱한 심정으로 ‘주책바가지’를 변명합니다. 혹여 불편하게 느껴졌다면 미안합니다.

이 이유 있는 변명이 읽힐 수 있기를 바라면서 내일 정오를 기점으로 내려놓으려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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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남강(서생)님의 댓글

남강(서생) (h12k13)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어젯밤 댓글을 달라주신 고마운 분(honest)이 계셔서 내려놓으려든 글을 그대로 두기로 하였답니다.
참 용렬하지요. 늙으면 어린애가 된다고 하던가요. 한마디 칭찬도 나에겐 너무 큰 감동이고 예사로운 서움함도 큰 상처로 남는답니다. 그래서 한순간 울적했습니다. 마음을 가다듬고 보니 '이런들 어쩠고 저른들 어쩌하리오.'
죄송합니다.
행복한 설 되기길 빕니다.

andante님의 댓글

andante (karenbang)

선생님도 행복한 설 지내세요.

enoos님의 댓글

enoos (andwi)

고운 글로 남기신 두 분의 애틋한 이야기가 아름답습니다.
아직까지 서로 티격태격 젊은 불꽃처럼 살지만 이제 서서히 서로 의지하며 살아야만 하는 때가 오고 있음을 실감하는 나이에
저희도 선생님 부부와 같은 아름다운 노년이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겉에 드러나 보이는 것이 이런들, 내 눈에 보이는 것이 저런들 나타나 보여지진 않아도 글을 보고 공감하는 많은 분들이 계실겁니다.
저도 그 중에 한명이었구요. 힘내시라 글 올립니다.

남강(서생)님의 댓글

남강(서생) (h12k13)

andante님, 고맙습니다. 요즘 아내와 동네 재래시장을 매일같이 다녀옵니다.
저가 설 차례를 지나는 터라 아애와 데이트할 일이 많이 생겼답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즐거운 설 되시길 빕니다.
enoos님, 세월이란 한순간이었답니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빨라지는 게 이상스러울 정도입니다. 젊을 때는 아내의 존재가 그렇게 대단하다는 것을 미처 몰랐습니다. 지나고보면 하나같이 회한만이 가슴을 저밉니다. 사실 우리는 생존에 목을 매느라 사랑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맹탕이었지요. 부모가 맺어준 대로 만나서 사는 것이 부부라는 것 밖에 따로 의미가 부족했습니다. 그래도 다행이라면 다행인 것은 훗날 우리를 되돌아볼 수있을 것만 같아서 많은 사진과 글은 남겼습니다. 그것으로 위안을 삼기도하고 아내에 대한 부족하고 미안함도 달래는 끄나풀이 되었답니다. 말이 많아졌군요. 포근한 답글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즐거운 설맞으시기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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