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생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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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쿼시 모임, 활기찬 일요일의 시작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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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니 (jx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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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3-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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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를 무릅쓰고, 그것도 혼자 가기에 너무 벅차서 친한 싱가폴리언 친구를 초대를 해서 함께 갔지요.  마침 라켓도 2개가 있다해서 갖고 오라고 했었지요.

아침 시간에 얼쩡거리다 보니(누군가의 표현이 그게 글쎄 게을러서 그렇다나요), 10시를 넘어서 전철을 탈 무렵엔 11시가 넘었었더군요.  내가 카티브에서 전철을 탔는데, 그 친구는 이미 토파이어를 지나고 있네요.  20분 앞서 있었지요.  시청에서 기다려 달라고 했지요.  도착하니 벌써 12시도 넘어 있었고, 사람들이 다 모였을 때는 한시가 가까와 오고 있었고, 늦었지만 강사님의 친절한 강의 덕분에 더위도 잊고 연습에 몰두할 수 있었습니다.

어디 이런 기회가 쉬운 건가요.  이처럼 훌륭한 강사님을 싱가폴에서 만날 수 있는 행운을 가졌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싱가폴의 삶은 복받은 것임에 틀림이 없어요.  그래서, 교회도 빼어먹고 스쿼시 연습에 몰두하고 있지요.  왜냐구요, 교회에 가서 내가 할 수 있는 기도보다도 더큰 기쁨을 주고 있으니까요.  이래서 내 믿음은 자라지 못하고 있나봅니다.  그래도, 마음속으로 기도해봅니다.  교회가 끝나는 시간에 맞춰서 스쿼시 모임이 시작되면 얼마나 좋을까, 언젠가 그 기도의 응답이 있기를 바라면서 다음주에도 스쿼시 모임에 참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누군가가 그랬었지요.  꿈은 이뤄진다고...
앞의 기도 외에 제가 개인적으로 바라는 꿈에 이런 것이 있지요.  이렇게 연습을 자꾸 하다보면 언젠가는 나도 강사님과의 경기에서 2점을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왜냐구요, 가장 잘치는 사람이 강사님과의 경기에서 1점을 얻기가 힘들다고 해서...  오늘 누군가가 옆에서 그랬어요.  이뤄질 수 있다고.  희망을 가져봅니다.  그꿈이 이뤄지기를.

무려 12명이나 되었던 것 같은데 제가 정확히 다 기억을 하진 못하지만, 아뭏든 많이 오셨던 것 같아요.
스쿼시가 끝나면 뒤풀이가 따르지요.  원래는 East Coast에 가서 내가 한턱 쏠려고 했었는데, 그 약속이 취소가 되었군요.  그냥 총무님에 정해준 짜장면집으로 갔었습니다.  이름은 handmade pork noodle.  정말 우리나라의 짜장면에 가장 가까운 모습이었지요.  간장에다가 minced(갈아놓은) 돼지고기를 볶아서 국수 위에 오이 채썰은 것과 함께 올려주었는데, 정말 맛이 있었어요.  

그곳에서 서로 대화를 나누다 보니 정말 어쩜 그렇게 재미있던지, 잠시도 웃음을 멈출 수가 없더군요.  마냥 웃다보니 배가 불러서 찐만두를 다 먹지도 못하고, 남은 것을 싸들고서, 그 근처에 살고 있는 마음씨 착한 아가씨의 집으로 향했지요.  시원한 대리석 바닥에 앉아서 주인께서 내어주신 과일(그곳에 홈스테이 하고 있는 아가씨가 절에 가서 백팔배를 올리고 가져온 것이라는데, 한국에서 먹던 그 부사의 맛이 그대로 살아 있더군요.)과 냉커피를 마시면서 한참을 얘기하다보니(아니 대체로 두 아가씨의 얘기를 듣고만 있었는데), 5시가 넘어가더군요.  이렇게 시간이 빨리 간다는 것은 좀처럼 느끼기 힘든 일이지요.

6시에 약속된 골프 모임을 위해 아쉬운 이별을 해야 했습니다.  4사람이 골프모임이 있을 예정인 비산 전철역 근처의 아시아나 골프스쿨을 향해 갔습니다.

어찌보면 시간을 도둑맞은 것 같아서 속상한 면도 있지만,
그래도, 그래도 잊어버린 그 시간들 보다도 더 소중한 시간을 가진 것 같아서 더 큰 기쁨이 되었지요.

낯선 땅에서 서로간의 삶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시간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 큰 가치를 느껴봅니다.

다음주에 만나면 더큰 기쁨이 있을 것이라 믿어봅니다.

다들, 더 큰 기쁨으로 이번주를 보내면, 다음주에는 훨씬 더 큰 기쁨을 함께 나누게 될테니까요.

스쿼시 못치는 분들도 함께 오셔서 즐거운 대화 시간을 가지시길...
스쿼시 치는 분들 보다도 안 치시는 분들과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더큰 기쁨이 되는 것 같아요.....

하일라이트는 스쿼시를 구경하는 벤취에 있고,
더큰 하일라이트는 스쿼시 끝난 뒤에 함께 하는 식당에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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