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생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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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 첫 등교 하는 딸을 보면서... 문득...
  • 화니 (jx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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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1
    4. 2011-01-2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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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글은 열어보기가 겁이 납니다.

한번 열고 나면,
하루 내내, 아니, 그 다음날도, 또 그다음날까지도...
당신의 글을 닫지 못하게 하는 마법이 걸려 있으니까요.

초등학교의 순수함,
중학교의 순박함,
고등학교의 순결함,
대학교의 고결함,
직장시절의 숭고함으로 이뤄진
님의 성장 과정이

딸아이의 첫 등교하는 모습 속에
어쩌면 그렇게 하나로 함축되어서,
그토록 아름답게 표현되어 있는지요?

님의 낯설었던 중학교 입학이
따님에겐 낯선 땅의 새로운 곳으로 이식되어
잘 성장해가는 과정이고,

님의 많이 아파했었던 고등학교의 과정이
따님에게는 결실의 기쁨 가득한 희망찬 모습으로
투영되기를 바라는 님의 굳센 마음이 무한으로 이뤄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저도 한때는 중환자실에서 꽤 오랬동안 머물렀었던 한 환자로서,
당시는 의식이 없어서 누가 날 간호해주었는지 기억할 수도 없지만,
누군지 모르는 그 누군가에 대한 무한한 감사의 마음은 끝도 없지요.

적당히 타협하지 않고,
굳세게 뜻을 품고 이뤄나가려는 님의 삶,
이제, 곧 싱가폴을 떠나시는 님의 삶에
무한한 경의감을 표하며,

앞으로 한국에 계시더라도,
따님이 공부하고 있는 이 땅에 속해 있는 이 작은 모임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시고,
자주 마법의 글들을 올려주셔서,

누가 다가오는 인기척만 나더라도,
짜증부터 생기는
싱가폴의 찌든 삶에 청량감을 심어줄 수 있는
희망의 순간들을 많이 만들어주시기 바랍니다.

누군가가, 종을 치는 이유가,
그 종소리의 은은한 여운 속에서
지옥에서 고통받는 이들이 잠시나마 종소리에 집중하면서,
그 고통을 잊고 평안함에 머무를 수 있는 여유를 주기 위함이라고 말하더군요.

종소리는 고통받는 이들에게
그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하는 것이지요.

님의 글이 고통받는 이에게는 희망의 메시지로,
기쁨 가득한 이들에게는 새로운 기쁨을 선사하는
언제나 멈추지 않는,
언제나 마르지 않는,
미네르바의 샘물이 되어 주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초등학교 첫 입학 때는 그야말로 코흘리개 였었다
>낯선 환경에 그리 빨리 적응하지 못하는 나는
>그저 무섭고 떨리고 어리둥절하고 부끄럽고...
>그렇게 첫 등교를 했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
>중학교에 입학 하던 첫 날은,
>처음 입은 교복이 낯설고 몸에 맞지 않아 따로 돌고
>그럼에도 기분이 업 그레이드 되었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어린아이에서 소녀로 가는 문을 살며시 연 것이니까...
>
>고등학교 첫 입학 하던 날은 ....썩 내키지 않은 등교였던 거 같다.
>집에서 학교까지의 콩나물 버스는 보기만 해도 질렸고
>왜 학교를 다녀야 하나... 고민이 많았고 무척 지쳤었다.
>내게 있어 여고시절은 암울했고 늘 심각했고 많이 아팠던 때다.
>소녀시대에서 처녀시대로 가는 길목.. 진통이 심했다.
>
>대학에 첫 발을 딛던 날은 또 어땠던가?
>캠퍼스의 낭만을 누리던 날은 그리 많지 않았다
>나는 죽어라 도서관에만 파묻혀 지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졸업 후 취직을 해야만 했으니까.. 물론 대학병원이 있기에
>취직이야 무난할 것으로 믿고
>그 대학에 입학했지만 실력 없이 사람의 마음과 몸을 어루만지는
>그러한 의료인이 되고 싶지 않았었다.
>
>어렸을 때 늘 편찮으신 할머니 흰머리를 뽑아 드릴 때마다 했던 말  
>" 할머니 내가 이 담에 간호사 돼서 할머니 아픈 거 다 낫게 해 줄게"
>왜 의사가 되질 않고 간호사가 되겠다고 했을까..?
>아무튼 약속을 지키듯 간호학을 전공했고
>간호사가 되었지만 할머니는 이미 병이란 고통에서
>해방되어 멀리 하늘에 계셨더랬지...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면서 참 많은 영혼을 보내 드렸고
>내 아이, 두 생명을 얻기도 했다.
>
>오늘은,
>어제 합격 통보를 받은 NJC에 딸이 첫 등교를 하는 날이다
>중학교 교복을 입고 그 힘든 관문을 통과해 첫 등교 하는 아이의 심정이 어떨까
>교복을 준비하고 책을 준비하고 그러한 준비 기간을 주지 않고
>곧장 시작하는 이 곳의 교육 체제에 아이는 또 고삐를 맡긴 채
>달려야만 한다. 여기서 살려면 그러려니 해야 한다.
>그럼에도 나는 바란다, 꿈을 향해 달리길..............
>
>유치원, 초등학교는 한국에서 마쳤고 중학교는 싱가포르에서 마친 아이.
>모쪼록 기억하길 바란다
>비록 자리는 옮겼다 해도,
>새싹으로 초등학교라는 곳에서 자라
>중학교라는 곳에 더 깊이 뿌리 내리고
>파란 이파리를 부풀이는 고등학교 과정 속에서
>교정이란 밭과 친구라는 가지들, 꿈을 실현시킬 열매인 지식을
>소중하게 가꾸고 간직하기를...
>그러기까지 힘들었던 시간 속에서 너를 성숙시킨 그 무엇들이 훗날
>아름답게 활짝 피어나기를...
>
>
>
>
>감상하시는 음악은,
>밝고 경쾌한 클래식 음악 모음곡입니다
>들으시면 아하~! 아실 만한 곡들이지요~~
>언제나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 힘차게 출발하시고
>설 명절, 행복하게 보내세요 ^^
>올 해 아이들을 진학시킨 부모님들 모두,
>고생 많으셨고 축하합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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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맛깔님의 댓글

맛깔 (karchizorim)

부족하기만한 제 글이 과연, 미네르바의 샘물, 감히 종소리와 같을 거라는 생각은 해 본적이 없지만 화니님께서 주시는 격려의 말씀을 감사히 받습니다.. 싱가폴에 온 이유가 아이들 뒷바라지였고 그 과정 속에서 저도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곧 떠나게 될 이 곳이지만 아이가 살고 있으니 한국에서도 마냥 이 쪽을 향해 목이 늘어질 겁니다..그리고 눈물 콧물 찍어가며 아이가 보고 싶어 훌쩍이기도 할 겁니다.. 떠난다는 것이 마냥 후련하지 않은 것은 제 핏줄을 남겨 놓고 가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모쪼록 멀리서 제 아이가 뜻한바 학창시절을 잘 보낼 수 있도록 마음을 더해 주시길 간절히 소망하면서 감사와 부끄러운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사실 오늘 이 글을 올리면서 함께 드리는 클래식 음악은 저도 사로잡아 이제껏 듣고 있답니다 ^^ 음악이 주는 샘물이 저를 오늘 목 마르게 하질 않네요 ^^ 아마 화니님께서도 이 음악이 주는 즐겁고 행복함 때문에 오래도록 머무실 거라 생각하면서 맛있는 점심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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