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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4-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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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냄새 (낸시 밀러)

차가운 기운의 바람이 댈러스에 몰아친 어느 날 의사가 다이애나 블레싱의 작은 병실로 들어왔다. 밤은 깊었고 다이애나는 수술로 몹시 지쳐 있었다. 남편 데이빗은 의사의 말이 줄 충격에 대비하며 그녀를 감싸 안고 있었다.

1991년 3월 10일 비 오는 오후, 다이애나는 임신 26주의 몸으로 합병증으로 인한 응급 수술을 받았다. 그들의 아기인 데이네 루가 제왕절개를 통해 키 30cm, 몸무게 0.7Kg으로 태어났다. 부부는 자신들의 아기가 생명이 위태로울 정도의 미숙아임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의사의 말은 여전히 충격적이었다. “아무래도 아가가 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의사는 가능한 한 친절하게 말했다. “오늘밤을 넘길 확율은 10%입니다. 살아난다 해도 고통의 연속일 겁니다.” 절망으로 무디어진 채 데이빗과 다이애나는 데이내 루가 살아난다 해도 얼마나 어려운 고비들을 넘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의사의 말을 듣고 있었다.

걷지도, 말하지도 못하고 앞을 볼 수 없을지도 몰랐다. 뇌상 마비에서 저능아까지 부정적인 예측은 끝이 없었다. 그 아침 암흑의 순간 데이내의 생명은 실날같은 희망에 매달려 있었다. 진통제를 맞고 자다 깨다를 반복하면서도 다이애나는 아기가 살아서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라리라고 확신했다. 데이빗은 만약 불행한 일이 일어나면 아내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밤을 꼬박 새우며 고민했다. 데이빗은 다이애나에게 아기의 장례 절차를 의논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얘기했다. 하지만 다이애나는 완강했다. “아니에요. 그런 일은 없을 거예요. 절대로! 의사가 뭐라고 했든 데이내는 죽지 않아요. 살아서 건강하게 우리와 함께 집으로 갈 거예요.”

다이애나의 의지력에 힘입었는지 아기는 한 시간 한 시간을 어렵게 넘기며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 주었다. 며칠 간의 위험한 고비를 넘기자 데이빗과 다이애나에게는 새로운 고통이 다가왔다. 데이내의 신경 기관이 발달되지 않아 입맞춤이나 가벼운 신체 접촉도 아기에게는 고통이 되어 아기를 안아 볼 수도 없었다. 부모로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자외선 불빛 아래서 싸우고 있는 데이내를 위해 하나님이 그 귀한 어린 생명과 함께 해주시기를 기도하는 것뿐이었다.

그 후로 5년이 지난 오늘, 데이내는 체구는 작지만 반짝거리는 잿빛 눈에 삶의 열정이 넘치는 아주 적극적인 아이로 자랐다.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정상아가 되지 않을 수도 있었다는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데이내의 행복한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1996년 더운 여름 어느 날, 데이내는 텍사스 주 어빙 시의 한 공원에서 야구 경기 연습을 하는 오빠의 모습을 구경하면서 엄마의 무릎에 앉아 있었다. 데이네는 여느 때처럼 조잘대더니 갑자기 조용해졌다. 그리고는 엄마의 팔을 가슴에 끌어다 안으며 데이내가 물었다. “엄마도 이 냄새 맡고 있어요?” 공기에서 비 냄새를 맡으며 곧 폭풍우가 몰아칠 것을 예감한 다이애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비가 올 것 같구나.” 데이내는 눈을 감으며 다시 한 번 물었다. “아니, 이 냄새 말이에요.” 다시 한 번 엄마는 대답했다. “그래, 비가 와서 우리 다 젖겠다. 비 냄새가 나.”

바로 그 순간 데이내가 고개를 저었다. 자신의 어깨를 두드리며 큰 소리로 말했다. “아니, 이 냄새 말이야. 데이내가 하나님께 기댈때 나는 하나님 냄새 말이에요.”

비가 쏟아지기 전 다른 아이들과 조금이라도 더 놀기 위해 뛰어가는 데이내를 보는 다이애나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데이내의 한마디가 그녀와 가족들이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을 확인해 주었기 때문이다. 데이내의 그 힘겨웠던 두 달 동안, 신경이 너무 예민해서 부모가 안아 줄 수도 없었을 그때 데이내는 하나님의 품에 안겨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데이내는 하나님 냄새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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