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생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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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퀴, 마뱀이 동반 생활기.(비위 약한 분 클릭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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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yalebar (wrk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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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8
    4. 2010-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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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쯤 된 콘도에 살고있어요.
저는 전혀 깔끔한 주부가 못되서  청소도 며칠 걸러 하고, 설겆이도 쌓아놓기 일수인지라..
입싱 초부터 근본적으로 불청객의 방문을 차단하려고 냉동 밀폐 하우스를 지향했고,
부엌 문 앞에는 에어졸을 두고 아침에 열 때마다 공비 소탕작전을 할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었죠.
뭐, 별 문제 없이 조용하게 두어 달이 지났고, 그래서 요리할 때 바깥쪽 문을 열거나, 청소할 때 창문을 열어 환기시키는 정도로 경계 태세를 풀게 됐는데요.

그러던 어느날..
장봐 온 감자와 파인애플을, 냉장고 칸이 모자라길래 비닐로 묶은 채 싱크대에 넣고 하룻밤이 지났는데, 다음 날 물이 줄줄 흐느는 거에요.
아무리 덥지만 벌써 이렇게 상했나?  
설마.. 혹시..... 마뱀이가 파먹어...? 0.0;;;
하지만 싱크대 어디에도 뭐가 들어올 틈은 안보이고, 게다가 비닐로 묶어놨는데?

모골이 송연해져서 손도 못대고 자세--히 살펴보니 아주 작---------------게 비닐에 틈이 있더라고요.
마뱀이가 먹었다고 생각하자 더욱 손을 못대겠어서 몇겹의 비닐을 들고 후다닥 보쌈을 한 뒤 버렸으나 휴우.. 그 뒤로.. 마뱀이가 아닌 바퀴가 창궐하는 거에요.

-쌀통을 미처 못사서 비닐로 묶어 쓰고있던 쌀봉지를 열었다가 태연자약 들어있는 왕바퀴벌레에 경악!!
-씽크대 윗칸에 클립으로 잠궈 넣어두던 씨리얼 상자를 아이가 꺼내다가 왕바퀴가 팔을 타고 옷 속으로 들어가......(다음 장면은 상상 초월 --;;;; 애가 한동안 씨리얼을 슈퍼에서도 피해다니더라는--:::)

일단 싱크대를 다 비우고 바퀴용 에어졸로 샤워를 시켰더니, 그래서 그런지
바퀴는 다시 보이지 않았어요.
헌데...
얼마 뒤부터 부엌에만 들어가면 뭔가 미묘~한 냄새가 나면서 이유없이 머리털이 쭈뼛쭈뼛 서는거에요. 마치 쥬라기 공원의 랩터가 어디선가 지켜보는 듯...  몸으로 느껴오는 그 이상한 공포란 정말... 이건 틀림없이 어딘가 도마뱀이 숨어서 나를 지켜보는 거다. 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바퀴도 마뱀이도 눈에 띄지는 않았어요.
해서, 그럼 어딘지 걍 거기서 나오지 말고 죽어라 하고 더욱 열심히 집을 밀폐시켰죠.
단, 판단잎은 별 효과가 없더란 글을 봐서 특별히 구하지 않았고
오라오라 같은 걸 놨다가 파티 열렸는 줄 알고 더 몰려와서 죽는 날에는 제게 우황청심환이 필요할 거 같아서, 일단 식품류들을 없애고 싱가폴 날씨같지 않게 집안 온도를 바꾸는데 심혈을 기울였어요.

그런데, 평소에는 아무것도 딱히 눈에 안띄는데 광이나 세탁실 폐휴지 쌓아놓는 곳등에 가끔씩 마뱀이들이 말라삐들어져 있는거에요.
심지어는.. 부엌문 아래 막아놓은 작은 틈새로 나가려고 큰 몸을 밀어넣다가.. 낑겨서..밤새 말라서..멋모르고 열다가 찢기기 까지 한 걸..웩..이건 무슨 나뭇잎이야? 하고 집어보려다.....하이구 미쳐..
그런 참사의 현장을 보니, 대체 어디로 들어온 건지 당췌 이해가 안가서
세면대 틈새까지 경계를 하며 지내게 됐죠.

그런데, 어느날 잠이 안와 거실에서 인터넷을 하며 날밤을 새고 있는데 또 그 온몸의 털이 솟는 느낌이.. 주위를 둘러보니 세상에, 에어콘 옆에 왕 도마뱀이 한 놈 턱 붙어있는거에요. 너무 놀라서 소리도 못지르고 얼어붙어 있다가, 지놈 역시 얼어붙어 있길래 에어졸이라도 뿌리려고 살금살금 집어왔더니,  위기감을 느꼈는지 에어콘 속으로 후다닥 들어가더군요.
해서리.. 날밤을 마져 새며 눈 뻘겋게 지키고 앉아 그놈이 나오길 기다렸는데 안나오데요.
그게 그녀석들 통로였던 거죠.

-----( 수난기는 좀 쉬었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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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seob님의 댓글

seob (tjqdkglasofk)

재미있다..ㅋㅋ

롱블랙님의 댓글

롱블랙 (mooni6977)

저두 거실서 혼자 컴 보다가 천장을 한번씩 훌터본다는..ㅠ ㅠ 저랑 비슷하네요. 전 부엌에서 요리하다가 제가 먼저 질식해서 줄을지도...ㅠ ㅠ. 담편 기다릴께요

passion님의 댓글

passion (chenny)

전 밤에 혼자 컴터하는데 바퀴한마리가 찌르르찌르르 소리내며 날라들어옵디다,. 순간 태어나서 첨보는 그 커다란 모습에 저것은 무엇인가,, 귀뚜라미소리는 내는 저것은,,, 바로 싱바퀴와의 첫대면이었습니다 ㅋㅋㅋ

쥬니아빠님의 댓글

쥬니아빠 (sebastianwoo)

ㅎㅎㅎ. 거의 쥬라기 공원 분위기네여......

마에님의 댓글

마에 (mahapara)

너..너무 무서워요 ㅠㅠ

룡~님의 댓글

룡~ (felixerickson)

ㅋㅋㅋㅋㅋ 바퀴벌레는 빈 페트병으로 잡는게 좋아요. 손도 안아프면서 빠르고 강하게 휘두룰수 있죠

이슈바르님의 댓글

이슈바르 ()

ㅋㅋㅋㅋ저도 한동안 바큐때매 미쳐버려서 죽는줄 ㅋㅋㅋ

예쁜정님의 댓글

예쁜정 (lyjlym)

바퀴에는 계피가 최고래요 그 향에 바퀴들이 싹 사라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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